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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구의 종류
 
 다구는 다도 생활을 위해 필요한 다기나 용품들을 말합니다. 전통 다도를 위해서는 많은 종류의 다구를 모두 다 갖춰야 하겠지만 현대 다법에서는 이러한 다구들이 다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다도 생활에 처음 입문하는 분들이라면 다도의 기초 상식인 다구의 종류에 대해 알아 두시는 것이 좋으며 유익하리라 생각되는군요.
   
① 찻잔
② 다관(찻주전자)
③ 탕관(물주전자)
④ 숙우(물식힘그릇)
⑤ 퇴수기(개수그릇)
⑥ 차호(차항아리)
⑦ 화로
⑧ 차시(찻숟가락)
⑨ 다건(찻수건)
⑩ 다상(찻상)
 
찻잔
 찻잔은 찻주전자에서 우러난 차를 마시는 잔으로 찻종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찻잔은 입술이 오무라들지 않은 것이 마시기에 편안하며, 끝이 날렵한 것은 혀끝으로 차의 맛을 음미하기에 좋습니다.
 
다관(찻주전자)
 찻잎을 더운 물에 넣어 우려내는 도구입니다. 다관은 크기 선택이 중요합니다. 만약 둘이 마실 차를 대용량 다관으로 우리게 되면 맛과 향이 흩어지는 것은 물론 물도 빨리 식어버립니다. 따라서 손님 수를 고려해 알맞은 다관을 준비해야 합니다. 또한 뚜껑이 제대로 맞는가도 꼭 살펴보아야 합니다. 열과 향이 달아나기 때문입니다. 물이 나오는 주두구도 잘 살펴보세요. 잘못 만들어진 것은 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탕관(물주전자)
 찻물을 끓이는 용기입니다. 돌솥을 탕관으로 쓰면 차맛이 좋다고 하지만 오늘날에는 유리, 스테인레스, 양은, 철, 은, 질그릇 등의 다양한 주전자가 있습니다. 실용 생활 다법에서는 전기 포트를 대용품으로 사용해도 된다는군요.
 
차항아리(차호)
 차를 담아 두는 작은 항아리로 차를 보관하는 그릇입니다. 차항아리는 입구와 뚜껑이 잘 맞아야 차가 쉬 변하지 않습니다. 요즈음에는 차가 이미 포장되어 나오므로 생활 다법에는 그리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병(茶甁)
 우려낸 찻물을 담아 두어 여러 손님이 부어 마실 수 있는 부리병을 말합니다. 오늘날에는 다병 대신 흔히 찻주전자를 하나 더 준비하거나 숙우를 쓰기도 합니다.
 
숙우(물식힘 그릇, 삐뚜리)
 끓인 차를 담아 각 잔에 따르는 그릇입니다. 찻주전자에서 직접 차를 따르는 요즘음과 달리 예전에는 찻주전자에서 우려낸 차를 다른 그릇에 담았다가 다시 찻잔에 따랐습니다. 숙우는 고급 녹차의 감칠 맛을 내기 위해 탕수를 식히는 그릇으로도 쓰였습니다. 귀탕기, 차귀뎅이, 귀대차사발로도 불립니다.
 
잔받침
 말그대로 찻잔을 올려 놓는 것입니다. 찻잔의 크기에 어울리는 것이 좋으며 재료로는 나무, 돌, 도자기, 상아, 금속 등 여러 가지가 쓰이지만 잔화 부딪히는 소리가 거슬리지 않는 나무 제품이 좋습니다.
 
퇴수기(개수그릇)
 다관과 찻잔을 데운 물을 버리거나 찌꺼기를 버리는 그릇입니다. 쉽게 말해 오물처리용 그릇입니다. 입구가 넓은 것이 좋습니다.
 
여러 가지 찻상
 차를 다룰 때 쓰이는 상입니다. 다구를 올려 놓고 팽주(차를 우리는 이)가 일하는 찻상, 다과를 올려 놓고 손님과 함께 않아 차를 마시는 다담상, 개인 별로 다과를 올려 놓는 다과상, 차나 다과를 나를 때 쓰는 쟁반격의 다반이 있습니다.
 찻상은 여러 가지 도구를 올려 놓고 찻일을 하는 상이므로 다소 크고 단순하며 낮아야 합니다. 시야를 가리지 않고 팔을 편히 뻗을 수 있어야 합니다. 발을 가릴 정도나 앉았을 때무릎 높이가 알맞는 것이 좋습니다.
 
찻수건(다건)
 물기를 닦는 마른 행주로, 외올베(가제나 소창)을 주로 쓰며 고운 삼베를 쓰기도 합니다.
 
찻숟가락(차시)
 찻잎을 찻주전자에 담을 때 쓰는 주걱입니다. 보통 대나무로 만든 제품이 많습니다.
 
기타
 다담상에 깔거나 탁자 위에서 직접 다구 배열을 할 때 까는 천인 다포, 찻상이나 다담상, 다과상을 덮는 덮개보인 다상보, 다구를 보관하는 다구함 등 여러가지 다구가 있습니다.
 
다구의 배치와 요령
· 다구를 놓는 자리는 팽주가 움직이기에 편리하고 동선(動線)이 짧으며 보기에 좋고 예의에 어긋나지 않도록 배치해야 합니다.
· 보온병이나 물주전자는 오른쪽에 두는 것이 일하기에 편하며 퇴수기는 되도록 손님에게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둡니다.
· 다관은 오른쪽에 찻잔은 왼쪽에 두는 것이 편합니다.
· 찻잔의 배열은 다상의 생김새나 손님의 수에 따라 다르지만 좌우보다 위아래로 배열하면 차를 따르는 것이 편리합니다.
 
다기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차 생활을 즐기려면 반드시 차 그릇이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고정관념이 차 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이유가 됩니다. 차 생활에서 전통적인 다기가 있으면 어욱 좋기는 하겠지만 처음부터 일상의 그릇이 따로 있고 차 그릇이 따로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일본의 경우를 보면 우리의 옛날 밥사발이나 국사발을 가져다 찻잔으로 사용했습니다.
 집에는 장식장이나 그릇장에 쓰지 않는 차 그릇이 의외로 많습니다. 이런 것을 활용해 찻잔은 물론 다관, 숙우, 퇴수기 등으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기 세트를 구입하는 시점에서 차 생활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차를 마시면서 다구를 하나하나 갖추어 나가는 것도 차 생활에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2. 다기 재료와 차의 조화
 
 똑같은 차라도 재질과 품질이 다른 다기로 차를 다렸을 때 색과 맛, 향에서 큰 차이가 납니다. 이것은 다기의 성격에 따라 보온력, 흡수력 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보통 다기에 주로 이용되는 자기 제품은 고령토를 원료로 1,300°C 의 높은 온도로 구어 조직이 치밀하고 기공이 적어 흡수력이 낮으며 열 전도율이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따라서 물을 부었을 때 식는 정도가 사기보다 빠르므로 불발효차인 녹차나 발효가 낮은 포종차류의 차를 우리는데 사용합니다. 이것은 보온력이 약한 자기를 사용하면 차를 우렸을 때 온도가 빨리 낮아져 떫은 맛을 내는 폴리페놀 성분이 과다하게 우러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기는 1,200°C 부근에서 구운 것으로 보온력이 강하고 흡수력이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발효 정도가 높거나 열처리를 많이 한 잎, 외형이 매끈하고 단단한 차를 우릴 때 사용합니다. 이것은 사기의 특징상 냉각속도가느리고 보온력이 강해서 맛과 향을 충분히 우려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발효 정도에 따라 녹차나 저발효차는 자기 계통, 발효 정도가 높거나 열처리를 많이 한 반발효차 제품은 사기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기를 고르는 요령
· 너무 가벼우면 보온력이 떨어지고, 무거우면 사용이 불편합니다.
· 몸체를 두드렸을 때 맑은 소리가 나는 것은 고온으로 구운 것입니다.
· 다기의 뚜껑과 입구 부분이 잘 맞는 것은 향기 손실이 적고 보온력이 좋습니다.
· 다기의 입구 부분과 물이 나오는 물대의 윗부분이 평행을 이루는 것이 좋습니다.
· 속면이 매끄러운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