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옷
 게절에 따라 의복도 변합니다. 우리 나라는 사계절이 구분되고 기온차가 뚜렷하게 나타나므로 옷은 체온 조절의 역할도 하였습니다. 계절에 따른 의복은 모양의 변화는 별로 없고 계절 변화에 맞추어 거기에 적응항는 옷을 입었습니다. 그러나 옷감(천) 또는 색을 변화시키는 일이 누구에게나 자유로웠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신분에 따라 금해지기도 했고 자유로운 계층도 있었습니다.
 계절에 따른 옷은 겨울철에는 솜둔 옷을, 봄가을철에는 겹 옷을 그리고 여름철에는 홑 옷을 입었습니다.
 명주로 경울에는 홍두께 다듬이질을 많이 해서 솜을 두어 입습니다. 봄에는 쟁을 쳐서 겹으로 옷을 해 입었습니다. 쌀쌀한 봄에는 모시로도 다듬어서 겹 옷을 해 입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모시를 쟁을 쳐서 겹옷을 해 입었습니다. 여름이면 모시로 홑 옷을 해 입었습니다. 요즘은 겨울에 난방시설이 잘 되어 있고 여름에도 냉방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계절에 맞추어 옷이 달라지지 않고 사철 깨끼옷을 많이 입습니다.
 
우리의 전통색과 자연물감
 우리의 전통색이나 자연물감은 모두 규합총서를 참고로 하였으며 28가지색 중 먼저 진홍색부터 시작하여 여기서는 15가지 색만을 말하겠습니다.
 물감의 재료는 모두 식물성인 나뭏잎 또는 꽃과 풀, 나무껍질, 잿물들입니다. 우리의 전통색이란 문헌이 그리 많지 않다고 하네요. ㅡ.ㅡ 생활하는 가운데 구전으로 전해 내려온 것이나 생활 속에서 터득한 것을 기록한 규합총서만을 참고로 다룬 것이므로 뚜렸하게 이것이다라고 주장 할 수는 없답니다. 다만 옛 색에 가까운 것을 이곳에 보일 수 밖에 없네요. 현대색이 엣 색과 명도가 많이 달라져서 요즘에 염색된 명주색 또한 전통색에 맞추기가 어렵다고들 합니다. 암튼 전통색이라고 불리는 색들은 아래처럼 되어 있습니다.
 
진홍색
① 잇꽃이 흐드러지게 익어 검붉은 것을 그릇에 찧어 넣고 도꼬마리잎을 엎어 구더기가 나도록 삭혀서 오래 말린 것이 좋습니다. 중국의 잇꽃이 제일 좋다네요. 급히 물을 들이려면 4,5일 후에 잇이 속까지 흠뻑 불거든 무명 겹주머니에 넣고 좋은 물에 수없이 빨면 누른물이 다바지고 엷은 물이 날 때 팔팔 끓는 맹물에 한번 다시 헹구어내면 누른 물이 마저 다 빠지니 이 물은 무명밑거리(본물감 들이기 전에 먼저 엷게 들이는 물)나 개오기를 들입니다. 재는 콩깍지가 으뜸이요 쪽대화 제 잇대도 좋다는군요.
 
연지색
② 연지는 가는체로 쳐서 들여야 고루고루 듭니다. 갓 들이면 금빛이 나서 드리어 붉은 빛이 감추어 질 수 있구요. 물 들인 후 냉수에 얼른 흔들어서 꺼내어 말리면 색이 곱습니다. 농정전서에 보면 늦게 피는 잇꽃, 칠월에 딴 것이 으스러지게 곱고 오래 두어도 물빛이 날지 않아 봄 잇꽃보다 훨씬 좋습니다. 또 오매물이 오미자보다 낫다네요. 진홍은 재와 물이 좋아야 빛이 곱고 잡재와 짠물은 빛이 푸르고 부정한 사람이 보는 것은 크게 꺼린답니다.
 
쪽빛
③ 쪽빛은 쪽잎이 둥글고 두꺼워서 두툴두툴한 것으로 중국종이 좋은 것이고 얇고 귀난 것은 좋지 못합니다. 날씨가 몹시 더울 땐 잠깐 사이에도 쉬어서 빛이 붉어지니 서늘한 날을 가려서 들이면 좋습니다. 쪽잎을 물에 담고, 독에다 물을 많이 길어 붓고 비단과 명지를 담궈 놓습니다. 큰 바가지에 쪽, 가는 돌을 들여 세우고 물을 쳐가며 힘써 갈아서 얼음 얼려 다름 그릇에다 체에 받쳐서 천을 놓고 물을 들입니다. 연 쪽빛은 물을 조금 섞고 얼음을 많이 넣어 손을 재게 놀리며 물감이 쉬지 않도록 해서 물을 들입니다. 짙은 쪽빛은 물을 여러번 들이면 빛깔이 산뜻하지 못하니 물을 타지 말고 진국을 받쳐서 들여 냉수에 얼음을 놓고, 여러번 급히 헹궈 얼음물에 한동안 담가두면 빛깔이 산뜻할 것입니다.
 
 
옥색
④ 옥생은 늘 족삧 들인 끝에 들이므로 눈이 푸르게 현란하고 또한 나뭇잎이 우거질 때니 자연히 지나치게 푸르기 쉽습니다. 먼저 쪽즙을 받쳐서 약간 얼음물에 섞에 물들이고 여러 번 얼음물에 헹굽니다.
 
두록색
⑤ 이 색은 왜향연, 즉 당근물이 으뜸입니다. 그러나 귀하여 능히 많이 들이기 어려우니 두래황백 큰 나무에서 겁질을 벗기되 두껍고 미즐 같이 무늬진 것이 좋은 것이나 잘게 뜯으려면 쇠붙이를 꺼려서 손으로 뜯어야 합니다. 나무 껍질을 한번만 깨끗이 씻어서 찬물에 담궈 추운 때는 며칠 두어 진하게 우러나거든 물이 미끄럽고 짙게 들이되 빛깔이 진하고 엷음은 마음대로 합니다. 옥색에 덧들이면 도운 은행색이 됩니다.
 
자주색
⑥ 자줏빛은 지치를 꺾어보면 희고 매화점 박힌 것이 좋은 것이니 청풍지치가 제일 좋습니다. 찧을 적에 겉가루와 속가루를 각각 따로 받아 체로 쳐서 시루떡 반죽 같이 물을 주어서 꽤 이겨 찧어 덩어리져 차지거든 단물에 풀어 담구었다가 하룻밤 재워서 좋은 물을 세수물만큼 데워 빈 소라기에 지치 담근것을 국자로 하나씩 타 들이되 가루물은 뜯개천과 대수롭지 않은 것에 들이고 속가루물은 비단과 좋은 김에 들여 다섯물씩 먹여 들입니다.
 
초록색
⑦ 이 색은 유월에 느티나무 꽃이 채 다 피지 않고 막 반쯤 핀 무렵에 따서 쪄 말려둡니다. 물들일 임시에(때) 이 물감은 쇠붙이를 꺼리니 퉁노구(제일 나쁜 놋쇠로 만든 솥)에 볶아서 진하게 달여 씁니다. 노란 재를 태워 불꽃이 한창 필 때 시루에 담고 물을 부어 불이 물 속에 소리나게 내려서 다섯 번만 되받쳐 독하고 미끄럽게 하여 느티꽃물을 옷감에 진하게 들인 후 이 잿물에 빨면 속히 누르러집니다. 또 삼베풀을 달여서 이 법으로 들이면 빛이 더 고우니 두 가지 중 하나를 택하여 들입니다.
 
보라색
⑧ 이 색은 여자옷은 짙은 옥새을 들이고 연지를 들입니다. 나이 어린 남자옷은 연쪽빛 연지를 들이되 신루를 쳐서 들이면 얼룩지니 단물을 따듯하게 하여 연지를 조금씩 차츰차츰 들인 수 나중에는 오미자국을 쳐서 깨워야 얼룩진 것이 없습니다.
 
 
지치

보라색
⑨ 지치 보라색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네요. ^^ 지치 속가루를 물에 담궈 밤동안 재워서 주머니에 넣어 더운물에 짜냅니다. 가운데는속물에 엷고 짙기는 마음대로 들입니다. 또 이것을 끓는 백비탕에 흔들면 푸른빛이 난다네요. 재물로 삭히면 검푸르고 백번을 타면 누래지니 끓는 물에 삭혀야 좋습니다. 도라지꽃 색이 곱고 붉은 가지색은 곱지 못합니다.
 
반물색
⑩ 반물빛을 곱게 들이려면 쪽잎 성한 것을 가려서 큰 사항항아리에 담고 물을 부어 쪽대를 씻어 우덮고 돌로 눌러 놉니다. 이튿날 꺼내어 물을 쏟으면 푸른빛이 약간 있을 것입니다. 그 전에 명아주 잿물을 내려 두었다가 그 물에 치고 상대를 왼손에 잡고 젓습니다. 금방 푸른꽃 거품이 일거든 모시와 무명을 듭입니다. 그 곱기가 청대 반물보다 훨씬 낫습니다. 다만 그 물이 하룻밤 재우고 들이거나 오래 두지 못하는고로 오직 쪽이 있을 때만 들입니다.
 
번루색
⑪ 계장초, 또는 닭의 씨가비(닭의 장풀, 닭의 풀꽃)이라 합니다. 이 꽃은 칠월에 피되 볕을 오래 쬐면 시드니 아침에 활짝 피었을 때 많이 따서 조그만 병에 노란 꽃술을 가려놓고 부리를 단단히 막아둡니다. 하룻밤 지내면 변하여 물이 됩니다. 이것을 모시에 들이면 야청빛 같아서 기이하답니다. 이 물로 책에 비점을 찍으면 청화묵보다 훨씬 좋답니다.
 
 
주황색
⑫ 황다나 고련근향유를 달여 흰 모시에 들이면 고운 배빛과 같고 금잔화를 달여 주황빛을 들이면 곱기가 꽃빛과 같답니다. 종이에 뽕나무 누른 껍질을 벗겨 달여 검금을 타 들이면 고운 침향빛이 되고 초규화 잎이 이슬을 맞아 채 마르기 전에 따서 찧어 그 물을 베에 받쳐 이에 고루고루 발라서 잠깐 바람 쐬어 크고 반반한 돌로 눌렀다 씁니다. 당나라의 백향산이 이 종이 빛이 푸르고 윤기 있어 먹물이 들면 정신이 맑아짐을 사랑하여 이 종이를 늘 썼다고 합니다.
 
팥 유청색
⑬ 쪽빛을 검은 빛이 나도록 푸르게 들여서 그 위에 황백을 진하게 먹이면 곱기가 연두빛보다 낫답니다.
 
잿 빛
⑭ 좋은 중국 거울 같아서 물에 타서 신 초를 조금 쳐서 희 명지나 비단에 들이면 짙은 잿빛이 붉고 푸른빛을 띠어 품위 있고 고우며 향내가 기이합니다.
 
 
약대빛
⑮ 이 색은 큰 뽕나무 긁은 가지를 베면 그 속에 붉은 고갱이가 있습니다. 그것을 떠내어 은은한 불로 고으되 불을 세게 하지 말고 달여서 백반을 타 명지에 다섯물만 진하게 들이면 장빛 같되 더욱 곱습니다. 팥배나무 껍질을 멋겨 진하게 고아서 백반가루를 타 종이에 들이면 노란빛 곱기가 치자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하네요.